최근 유도회(儒道會)에서 사서삼경 과정을 시작한바, 유교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를 위해 이기동 선생님의 『경전으로 본 세계종교 유교』(2016)를 읽고 있는데 상당히 흥미로운 지점들이 있어 정리해 두고자 한다.
먼저 성리학적 관점에서 경전을 읽는 것이 일종의 종교적 수행이라는 것이 확 느껴진 대목이다.
‘격물’과 ‘치지’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다른 생물의 삶을 관찰하여 거기에서 삶의 참된 모습을 찾아내는 방법은 주로 ≪시경≫의 공부를 통해서 가능하고, 성인의 삶의 내용을 관찰하여 본성의 내용을 파악하는 방법은 주로 ≪예기≫에 집중되어 있다. ⋯ (중략) ⋯ 그러므로 ≪시경≫·≪예기≫·≪주역≫·≪서경≫·≪춘추≫의 오경은 바로 ‘격물’과 ‘치지’의 대상이 된다.
이에 따르면 사서오경은 단계적으로 연결된 삼강령 팔조목(三綱領 八條目)을 성취하기 위한 과정으로써 읽는 것이다.
顔淵問仁한대 子曰 克己復禮爲仁이니 一日克己復禮면 天下歸仁焉하리니 爲仁由己니 而由人乎哉아.
극기복례(克己復禮)를 통한 위인(爲仁)의 과정을 기독교의 케노시스(kénōsis), 불교의 무아(anātman) 개념과 비교하며 살펴보면 좀 더 와닿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모든 종교가 구원의 서사를 이야기한다면, 유가적 맥락에서 구원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재밌는 통찰을 주는 서술이 있어 기록해 둔다.
그런데 ‘명명덕’을 하는 방법은 학문이고 학문을 하기 위해서는 학교라고 하는 주어진 공간에서 직접 제자를 가르치는 방법밖에 없으므로 모든 사람을 다 구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정치적 방법을 동원하여 스승을 양산하고 학교를 설립하여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부여하여야 하기 때문에 유교에서는 정치에 관심을 가진다.
추후 계속 작성해 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