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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를 위한 이끼 채집·관찰 안내서

시작하기 전에

이끼 공부는 "밖에서 조금 떼 오고, 집에서 말려 두었다가,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일의 반복이다. 이 안내서는 그 과정을 처음 하는 사람의 눈높이에서 순서대로 설명한다.

내용의 뼈대는 Janice Glime의 『Bryophyte Ecology』 3권(방법편)이고, 처음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만 골라 쉽게 다시 썼다.

전체 흐름 한눈에 보기

  1. 밖에서: 이끼를 찾고, 손톱만큼 떼서 종이 봉투에 담고, 봉투에 장소와 날짜를 적는다.
  2. 집에 와서: 봉투를 열어 두고 말린다. 표본마다 번호를 붙이고 엑셀 같은 표본 대장에 적는다.
  3. 현미경 앞에서: 마른 이끼에 물을 묻혀 되살리고, 잎을 떼서 슬라이드에 올린다.
  4. 보고 재기: 잎 모양과 세포를 보고, 크기를 재서 사진으로 남긴다. 도감과 검색표로 이름을 찾는다.
  5. 보관하기: 표본을 라벨 붙은 봉투에 넣어 상자에 보관한다.
  6. 전문가와 연결하기: 자신 없는 표본은 전문가에게 확인을 부탁하고, 중요한 표본은 공공 표본관에 맡긴다.

미리 알아 두면 마음이 편한 것

  • 처음엔 거의 모든 이끼가 똑같아 보인다. 정상이다. 서너 달이 지나면 흔한 것들이 눈에 익기 시작한다.
  • 이름을 바로 못 붙여도 괜찮다. 이끼는 말려 두면 몇 년이 지나도 다시 적셔서 볼 수 있다. 그래서 "일단 잘 채집하고 잘 기록해 두기"가 가장 중요하다.
  • 종 이름을 정하는 일(동정)은 결국 현미경에서 판가름난다. 야외에서는 "무엇을 가져올지 고르는 눈"만 있으면 된다.
  • 이끼(선류)와 비슷하게 생긴 태류, 지의류, 부처손류도 처음엔 섞여 들어온다. 이것도 배우는 과정이다.

준비물

처음에는 루페, 종이, 칼, 분무기, 수첩만 있으면 출발할 수 있다. 현미경과 슬라이드 도구는 표본이 모이기 시작할 때 갖춰도 늦지 않다.

밖에 나갈 때 (지금 바로)

물건 용도 팁
루페(10~20배) 현장에서 잎 모양과 삭을 확인한다 목에 걸 끈을 단다. 자주 잃어버린다
봉투용 A4 용지나 신문지 표본을 하나씩 따로 담는다 비닐봉지는 쓰지 않는다. 안에서 썩는다
작은 칼이나 끝이 납작한 끌 바위·나무껍질·보도블록 틈에서 떼어 낸다 기질(자라는 바닥)을 조금 붙여서 뗀다
분무기 마른 이끼에 뿌리면 잎이 펴져 관찰이 쉽다 작은 화장품 분무기면 충분하다
수첩과 연필 장소·날짜·특징을 적는다 연필은 비에 젖어도 번지지 않는다
휴대폰 사진과 GPS 좌표를 남긴다 카메라의 위치 저장 설정을 켜 둔다
휴대용 디지털 현미경 현장 사진을 크게 찍는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된다
천 가방이나 허리 가방 봉투를 넣고 다닌다 봉투가 눌려 표본이 부서지지 않게 한다

집에서 관찰할 때 (표본이 모이면)

  • 광학현미경(생물현미경): 잎 세포를 보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40배 대물렌즈까지 있어 총 400배로 볼 수 있으면 된다.
  • 해부현미경(실체현미경): 10~40배로 입체적으로 보면서 핀셋으로 작업한다. 한동안은 루페와 디지털 현미경으로 버틸 수 있다.
  • 슬라이드글라스와 커버글라스: 시료를 올리는 유리판과 그 위에 덮는 얇은 유리다.
  • 끝이 아주 가는 핀셋 2개: 끝이 얼마나 가느냐가 작업 난도를 가른다. 끝이 무디면 숫돌이나 손톱용 줄로 다듬는다.
  • 해부침: 바늘을 나무 손잡이에 꽂아 만들어도 된다.
  • 외날 면도날: 잎과 줄기를 얇게 자를 때 쓴다.
  • 점적병(스포이트):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린다.
  • 대물 마이크로미터: 눈금이 새겨진 슬라이드다. 현미경으로 크기를 재려면 꼭 필요하다("보고 재기" 참고).
  • 페트리 접시나 작은 종지: 마른 표본을 물에 불리는 그릇이다.

나중에 갖춰도 되는 것

  • 염색약, 영구 봉입제 같은 시약류. 대부분의 이끼 동정은 물만으로 충분하다.
  • 현미경에 다는 카메라. 처음엔 휴대폰을 접안렌즈에 대고 찍어도 된다.
  • 표본 보관 상자와 산성도가 낮은 종이. 표본이 수십 점을 넘으면 생각한다.

광학현미경을 고를 때

  • 광고의 "1600배", "5만 배" 같은 숫자는 무시한다. 광학현미경으로 의미 있는 최대 배율은 1000배 안팎이다.
  • 대물렌즈가 4·10·40배로 구성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 빛을 모아 주는 집광기와 빛의 양을 조절하는 조리개가 있어야 한다. 투명한 이끼 잎은 조리개를 조금 조여야 잘 보인다.
  • 슬라이드를 다이얼로 움직이는 기계식 재물대가 있으면 훨씬 편하다.
  • 같은 예산이면 저가 신품보다 올림푸스·니콘 등의 중고 교육용 현미경이 렌즈 품질이 나은 경우가 많다.

밖에서: 찾고, 떼고, 담고, 적기

밖에서 할 일은 세 가지다. 조금만 떼기, 하나씩 따로 종이에 담기, 그리고 그 자리에서 바로 적기다.

어디서 찾나

  • 이끼는 거의 어디에나 있다. 보도블록 틈, 담장 아래, 나무 밑동, 그늘진 바위, 개울가, 축축한 흙 절개면을 살핀다.
  • 이끼가 많이 덮인 곳에 종도 많다. 큰 군락이 물기를 붙잡아 주면 그 사이에 작은 종들이 끼어 산다.
  • 바위 틈이나 절벽 아래처럼 어두운 곳은 손전등으로 비춰 본다.
  • 비 온 뒤나 이슬에 젖었을 때 찾기 쉽다. 잎이 펴져 있고 색도 또렷하다.
  • 가능하면 삭(줄기 끝에 달린 포자 주머니)이 달린 것을 고른다. 삭이 있어야 이름을 알 수 있는 종이 많다.

얼마나, 어떻게 떼나

  • 엄지손가락 마디 하나에서 손톱 크기면 충분하다. 군락을 통째로 가져오지 않는다.
  • 한 군락에서는 일부만 떼고 대부분은 남겨 둔다. 다시 자라게 하기 위해서다.
  • 드물어 보이는 이끼는 사진만 찍고 가져오지 않는 편이 좋다.
자라는 곳 떼는 법
흙 위 칼로 흙을 얼마만큼 붙여 떠내고, 남는 흙은 살살 털어 낸다
바위·벽·보도블록 칼이나 끌을 밑으로 밀어 넣어 뗀다. 보도 틈은 틈 안의 흙까지 조금 파낸다
나무껍질 껍질 겉면만 얕게 뗀다. 살아 있는 나무에 상처를 내지 않는다
물속·물가 물을 살짝 짜서 종이에 담고, 다른 봉투가 젖지 않게 따로 둔다
  • 참이끼류처럼 헛뿌리에 달린 작은 무성아(괴경)로 이름을 정하는 이끼는 뿌리 쪽 흙을 다 털지 말고 같이 가져온다. 동정 단서가 흙 속에 있다.
  • 한 덩어리에 여러 종이 섞여 있는 일이 흔하다. 눈에 띄게 다른 것은 현장에서 따로 담고, 모르고 섞여 온 것은 집에서 가른다.

표본 봉투 접는 법

표본은 하나씩 종이 봉투에 따로 담는다. 종이는 습기를 빼 주지만, 비닐은 습기를 가둬 곰팡이가 피게 한다.

  1. A4 종이를 세로로 놓고, 아래쪽을 절반보다 조금 못 미치게 위로 접어 올린다.
  2. 양쪽 가장자리를 2~3cm씩 안쪽으로 접는다.
  3. 위쪽을 덮개처럼 아래로 접어 닫는다.
  4. 표본을 넣기 전에 봉투 앞면에 번호와 내용을 먼저 적는다. 넣은 뒤에는 바닥이 울퉁불퉁해 쓰기 어렵다.
  • 풀이나 접착제는 쓰지 않는다. 접기만 해도 내용물이 빠지지 않는다.
  • 자주 가는 장소와 기질 이름(흙, 바위, 수피, 콘크리트 등)을 미리 인쇄해 두면 현장에서 동그라미만 치면 된다.
  • 봉투에 미리 연번을 매겨 두면 편하다. 평생 이어지는 번호(1, 2, 3...)를 쓰는 것이 수집가들의 관행이다.

현장에서 적을 것

기록이 없는 표본은 학술적으로 거의 쓸모가 없다. 아래 항목을 봉투나 수첩에 남긴다.

항목 예시 중요한 이유
채집번호 0012 표본·사진·대장을 이어 주는 열쇠다
날짜 2026년 11월 15일 숫자만 쓰면 나라마다 읽는 순서가 다르다. 3/5는 미국에서 3월 5일, 유럽에서 5월 3일이다
장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OO공원 북쪽 산책로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다시 찾을 수 있어야 한다
GPS 좌표 37.38°N, 127.12°E 논문과 분포도에 그대로 쓰인다
고도 85m 산에서는 높이에 따라 종이 달라진다
서식처 그늘진 계곡 가, 양지바른 주차장 가장자리 사는 환경이 동정 단서가 된다
기질 흙, 화강암, 콘크리트, 참나무 수피 특정 기질에만 사는 종이 많다
현장 특징 색깔, 무리 짓는 모양, 삭 유무 마르면 색과 모양이 변해 나중에는 알 수 없다
  • 현장 사진을 찍을 때 봉투 번호가 함께 나오게 찍으면 나중에 헷갈리지 않는다.
  • 볼펜은 물에 번질 수 있다. 연필이나 방수 유성 펜을 쓴다.

채집해도 되는 곳인가

  • 남의 땅(논밭, 사유지, 아파트 단지)에서는 땅 주인이나 관리자에게 먼저 허락을 받는다.
  • 국립공원·도립공원 등 자연공원 안에서는 야생 식물 채취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연구 목적이라면 관리 기관(국립공원공단, 도립공원 관리사무소)에 미리 문의해 허가를 받는다. 남한산성도 도립공원이다.
  • 천연기념물·보호구역·문화재 구역에도 별도 규정이 있다. 표지판이 있으면 채집하지 말고 관리 기관에 확인한다.
  • 규정은 바뀔 수 있다. 이 안내서는 법률 안내가 아니므로, 애매하면 항상 해당 기관에 먼저 묻는다.

돌아오기 전에

  • 봉투 개수와 수첩 기록이 맞는지 확인한다.
  • 봉투를 가방 안에 눌리지 않게 세워서 넣는다.
  • 젖은 표본은 나머지 봉투와 따로 둔다.

집에 와서: 말리고, 번호 붙이고, 대장에 적기

집에 오면 그날 밤 안에 봉투를 열어 말리기 시작한다. 젖은 채로 며칠 두면 곰팡이가 피고, 한번 썩은 표본은 되살릴 수 없다.

말리기

  1. 봉투 덮개를 열어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 세워 둔다.
  2. 아주 젖은 표본은 신문지 위에 꺼내 물기를 빼고 다시 넣는다. 필요하면 새 봉투로 옮기되, 번호를 꼭 같이 옮겨 적는다.
  3. 햇빛에 직접 두거나 뜨거운 열로 빨리 말리지 않는다. 색이 바래고 나중에 DNA 분석도 어려워진다. 선풍기 바람 정도가 좋다.
  4. 보통 며칠이면 바삭 마른다. 완전히 마른 뒤에 봉투를 닫아 보관한다.
  • 말리기 전에 현장 상태 그대로 사진을 찍어 둔다. 마르면 색과 모양이 달라진다.
  • 살아 있는 상태에서만 보이는 구조(태류 세포 속 기름 알갱이 등)가 있는 표본은 말리기 전에 먼저 현미경으로 본다.
  • 이끼는 꽃이나 잎처럼 눌러서(압착) 말릴 필요가 없다. 눌러 놓으면 오히려 생김새가 망가진다.

번호 붙이기

  • 표본마다 고유한 채집번호를 하나씩 준다. 한번 쓴 번호는 절대 다시 쓰지 않는다.
  • 한 봉투에서 여러 종을 갈라내면 0012-a, 0012-b처럼 가지 번호를 붙인다.
  • 사진 파일 이름도 채집번호로 시작하게 바꿔 두면 나중에 찾기 쉽다. 예: 0012_현장_01.jpg, 0012_잎_400x.jpg

표본 대장 만들기

엑셀이나 구글 시트에 표본 하나당 한 줄씩 적는다. 처음부터 열을 잘 잡아 두면 나중에 논문의 "검토 표본" 목록을 거의 그대로 만들 수 있다.

열 이름 적는 내용
채집번호 0012, 0012-a
채집일 2026-11-15 형식으로 통일
시·도 / 시·군·구 / 상세 장소 경기도 / 성남시 분당구 / OO공원 북쪽 산책로
위도 / 경도 / 고도 숫자만, 십진수로
서식처 / 기질 양지 보도 / 콘크리트
선류·태류 구분 선류, 태류, 불확실
생장형 곧게 섬(직립형), 옆으로 퍼짐(측생형)
삭 유무 있음 / 없음
잠정 동정 Bryum sp. 처럼 아는 데까지만
확정 동정 / 동정자 / 동정일 누가 언제 확인했는지
사진 파일 0012_*.jpg
메모 같이 자라던 종, 특이사항
  • "잠정 동정"과 "확정 동정"을 나눠 두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 붙인 이름이 틀려도 기록이 깨끗하게 남는다.
  • 모르는 것은 비워 둔다. 추측으로 채우면 나중에 어느 것이 확인된 정보인지 구분할 수 없다.

현미경과 친해지기

이끼를 볼 때는 두 가지 현미경을 번갈아 쓴다. 해부현미경은 "손으로 다루면서 보는" 도구이고, 광학현미경은 "세포를 읽는" 도구다.

두 현미경의 차이

해부현미경(실체현미경) 광학현미경(생물현미경)
배율 약 10~40배 약 40~400배 (필요하면 1000배)
보이는 모습 입체적, 눈으로 보는 것과 비슷함 평면적, 빛이 비치는 얇은 조각
빛 위에서 비춤 아래에서 비춰 시료를 통과함
렌즈 아래 공간 넓어서 핀셋을 쓸 수 있음 거의 없음
주로 하는 일 개체 고르기, 잎 떼기, 전체 모양, 삭 보기, 무성아 찾기 잎 세포 모양·크기, 가장자리, 중륵, 돌기, 포자
  • 작업은 보통 "해부현미경에서 잎을 떼서 슬라이드를 만들고, 광학현미경으로 넘겨 세포를 보는" 순서다.
  • 휴대용 디지털 현미경은 해부현미경과 루페의 중간쯤이다. 사진 기록에는 좋지만, 잎 세포(약 10µm)는 보기 어렵다.

처음 켜서 쓸 때 (광학현미경)

  1. 가장 낮은 배율(4배) 대물렌즈를 제자리에 돌려 둔다. 낮은 배율에서 찾기가 훨씬 쉽다.
  2. 슬라이드를 재물대에 올리고 클립으로 고정한다.
  3. 옆에서 보면서 큰 초점 조절 나사로 렌즈를 슬라이드 가까이 내린다. 접안렌즈를 보면서 내리면 렌즈가 슬라이드를 깨뜨릴 수 있다.
  4. 이제 접안렌즈를 보면서 렌즈를 천천히 올려 초점을 맞춘다.
  5. 작은 초점 조절 나사로 선명하게 다듬는다.
  6. 보고 싶은 부분을 시야 가운데로 옮긴 뒤 10배, 40배로 올린다. 배율을 올릴 때는 작은 초점 조절만 살짝 움직인다.
  • 두 눈으로 보는 현미경이라면 접안렌즈 사이 간격을 눈 사이에 맞춘다. 한쪽 접안렌즈의 시도 조절 링으로 양쪽 눈의 시력 차이도 맞춘다.
  • 안경을 쓰면 접안렌즈의 고무 컵을 접어 내리고 본다.
  • 오래 볼 때는 팔꿈치를 책상에 올려 팔을 고정하면 훨씬 덜 피곤하다.

빛 조절이 절반이다

  • 이끼 잎은 거의 투명해서, 빛이 너무 세면 세포벽이 하얗게 지워져 보인다.
  • 집광기 아래 조리개를 조금씩 조여 본다. 대비가 살아나면서 세포 모양이 또렷해진다. 너무 조이면 상이 거칠어진다.
  • 배율을 바꿀 때마다 조리개와 밝기를 다시 맞춘다.
  • 해부현미경에서는 빛을 비스듬히 비추면 잎 표면의 요철이 잘 보인다.

현미경 관리

  • 렌즈는 전용 렌즈 종이로만 닦는다. 화장지나 옷은 렌즈에 흠을 낼 수 있다.
  • 사용 후에는 가장 낮은 배율로 돌리고 덮개를 씌운다. 습한 곳에 두면 렌즈에 곰팡이가 생긴다.
  • 물이 렌즈에 묻지 않게 조심한다. 커버글라스 밖으로 물이 넘치면 닦고 본다.

사진 찍기

  • 처음에는 휴대폰 카메라를 접안렌즈에 대고 찍어도 충분하다. 휴대폰 접안 거치대가 있으면 훨씬 쉽다.
  • 모든 사진에 크기 기준을 넣는다. 같은 배율로 대물 마이크로미터를 찍어 두면, 나중에 사진에 축척 막대를 그려 넣을 수 있다.
  • 두께가 있는 대상은 한 장에 초점이 다 맞지 않는다. 초점을 조금씩 바꿔 여러 장 찍고 합치는 심도 합성(stacking) 프로그램을 쓰면 전체가 선명한 사진이 나온다. 무료 프로그램도 있다.
  • 마른 상태와 젖은 상태를 둘 다 찍어 둔다. 종에 따라 마른 모양이 동정 단서다.

슬라이드 만들기

이끼 동정에 필요한 슬라이드는 대부분 물 한 방울로 끝난다. 핵심은 시약이 아니라 잎을 온전하게, 특히 잎 밑동까지 떼어 내는 손기술이다.

1단계: 적셔서 되살리기

  1. 마른 표본에서 줄기 몇 개를 핀셋으로 조심스럽게 뽑는다. 줄기 끝 3~5mm면 충분하다.
  2. 먼저 마른 상태 그대로 해부현미경이나 루페로 본다. 잎이 꼬이는지, 줄기에 바짝 붙는지도 동정 단서다.
  3.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리거나 물 담은 작은 그릇에 잠깐 담근다. 대부분은 몇 초에서 몇 분 사이에 잎이 펴진다.
  4. 잘 안 젖는 표본은 따뜻한 물을 쓰거나, 물에 주방세제를 아주 조금 타서 쓴다. 물이 표면에서 들어가지 않고 돌돌 굴러다니는 표본에 효과가 있다.
  • 마른 이끼를 바로 만지면 부서진다. 작업은 항상 적신 다음에 한다.
  • 흙이 많이 묻은 표본은 물에서 가볍게 흔들어 헹구고 쓴다. 단, 참이끼류의 헛뿌리 무성아를 볼 거라면 씻어 낸 물과 흙도 버리지 말고 따로 둔다. 무성아가 거기 섞여 있다.

2단계: 잎 떼기

잎 밑동(기부)에는 동정에 중요한 정보가 많다. 밑동이 남도록 줄기에 바짝 붙여서 떼는 것이 목표다.

방법 하는 법 장점과 단점
훑어 내리기 한 핀셋으로 줄기 끝을 잡고, 다른 핀셋으로 줄기를 따라 아래로 주욱 훑는다 빠르다. 하지만 줄기가 부러지거나 잎 밑동이 남을 수 있다
한 장씩 떼기 잎 하나를 밑동 가까이서 잡고 아래로 살짝 비틀어 떼어 낸다 느리지만 확실하다. 작은 종은 이 방법뿐인 경우가 많다
  • 줄기의 위치에 따라 잎 모양이 다르다. 줄기 아래쪽, 가운데, 위쪽에서 모두 몇 장씩 떼어 본다.
  • 잎을 떼고 남은 줄기와 부스러기는 슬라이드에서 치운다. 줄기가 남아 있으면 커버글라스가 떠서 초점이 안 맞는다.
  • 핀셋 끝이 가늘수록 쉽다. 끝이 벌어지거나 무디면 숫돌에 살짝 갈아서 맞춘다.

3단계: 커버글라스 덮기

  1. 슬라이드 위 잎에 물을 한 방울 올린다.
  2. 커버글라스의 한쪽 모서리를 물방울 가장자리에 대고, 비스듬히 기울인 채로 천천히 내려놓는다. 공기가 한쪽으로 밀려 나가서 기포가 줄어든다.
  3. 물이 모자라면 커버글라스 가장자리에 물을 한 방울 더 대 본다. 물이 저절로 빨려 들어간다.
  4. 물이 넘치면 화장지 모서리를 대서 빨아낸다.
  • 기포는 검은 테두리가 있는 동그라미로 보인다. 세포나 포자로 착각하지 않게 한번 봐 두면 좋다.
  • 기포가 너무 많으면 커버글라스를 들고 다시 덮는다.
  • 물 슬라이드는 몇십 분이면 마른다. 오래 보고 싶으면 가장자리에 물을 조금씩 보충한다.

4단계(나중에): 단면 자르기

잎을 가로로 잘라 자른 면을 보는 것을 "단면"이라고 한다. 중륵(가운데 맥)의 내부 구조나 잎이 몇 세포 두께인지를 알 때 필요하다. 연습이 많이 필요하므로 익숙해진 뒤에 도전해도 된다.

  1. 슬라이드 위에 젖은 잎을 여러 장 겹쳐 모은다. 줄기째 자르기도 한다.
  2. 해부침이나 다른 면도날 옆면으로 잎 더미를 살짝 눌러 고정한다. 이것이 자를 때의 "울타리" 역할을 한다.
  3. 새 외날 면도날로 울타리 바로 옆을 수직으로 자른다.
  4. 울타리를 아주 조금 물리고 다시 자른다. 이것을 빠르게 여러 번 반복하면 아주 얇은 조각이 쌓인다.
  5. 조각들에 물을 떨어뜨리고 커버글라스를 덮어, 그중 가장 얇고 반듯한 것을 찾는다.
  • 면도날은 금방 무뎌진다. 단면이 지저분하면 새 날로 바꾼다.
  • 수십 개를 자르면 그중 몇 개만 쓸 만하다. 실패가 아니라 원래 그렇다.

염색과 시약에 대하여

  • 처음에는 염색을 하지 않는다. 이끼 관찰의 대부분은 무염색으로 충분하고, 염색이 오히려 구조를 가릴 때도 있다.
  • 어떤 이끼는 수산화칼륨(KOH) 물에 닿으면 색이 변하는데, 이것이 동정 검사로 쓰이기도 한다. 검색표가 요구할 때만 쓰면 된다.
  • 전문 문헌의 염색·보존 시약 중에는 독성이 강하거나 구하기 어려운 것이 많다. 집에서는 쓰지 않는다. 필요해지면 기관 실험실과 협업한다.
  • KOH나 표백제처럼 흔한 시약도 피부와 눈에 해롭다. 장갑과 보안경을 쓰고 환기를 한다.

보고 재기

현미경 아래에서는 정해진 순서로 보고, 중요한 것은 반드시 숫자로 잰다. 도감과 검색표는 "세포 폭 8~12µm" 같은 치수로 종을 가르기 때문이다.

무엇을 볼까: 관찰 순서

  1. 전체 모습(해부현미경): 곧게 서는가(직립형), 옆으로 기는가(측생형). 잎이 줄기에 어떻게 붙었는가. 삭은 어디에 달렸는가.
  2. 잎 모양: 길이와 폭, 끝이 뾰족한가 둥근가, 끝에 하얀 털이 있는가.
  3. 중륵: 있는가 없는가, 잎 끝까지 가는가, 끝을 넘어 털로 이어지는가.
  4. 가장자리: 매끄러운가 톱니가 있는가, 가장자리를 두른 길쭉한 세포 테두리가 있는가, 뒤로 말렸는가.
  5. 세포: 잎 끝, 가운데, 밑동의 세포를 각각 본다. 모양(육각형, 길쭉한 마름모, 네모), 벽 두께, 표면 돌기(유두)가 있는가.
  6. 잎 밑동 구석: 여기 세포만 모양이나 색이 다르기도 하다. 이것을 익부 세포라 하며, 중요한 동정 단서다.
  7. 번식 구조: 잎겨드랑이나 헛뿌리에 무성아가 있는가. 삭이 있으면 삭치(삭 입구의 이 모양 구조)도 본다.
초롱이끼류 Plagiomnium elatum 잎의 세포. 축척 막대 200µm
그림: 초롱이끼류 Plagiomnium elatum의 잎. 세포가 가지런히 줄지어 있고, 왼쪽 위에 축척 막대가 들어 있다. 모든 현미경 사진은 이처럼 크기 기준을 담아야 한다. (출처: Hermann Schachner, Creative Commons)
  • 태류는 세포 속 기름 알갱이(유체)의 모양과 개수가 중요한 단서다. 마르면 사라지므로 채집 후 며칠 안에 살아 있는 상태로 보고 사진을 찍어 둔다.
태류 Calypogeia muelleriana 잎세포의 유체
그림: 태류 Calypogeia muelleriana의 살아 있는 잎세포. 세포마다 들어 있는 작은 알갱이가 유체다. (출처: Hermann Schachner, Creative Commons)

크기를 재는 원리

광학현미경으로 크기를 잴 때는 눈금자 두 개를 쓴다.

  • 접안 마이크로미터: 접안렌즈 안에 넣는 유리 원판이다. 눈금은 있지만 단위가 없다. 배율에 따라 한 칸의 실제 길이가 달라진다.
  • 대물 마이크로미터: 재물대에 올리는 슬라이드다. 보통 1mm를 100칸으로 나눈 눈금(한 칸 10µm)이 새겨져 있다. 길이를 알고 있는 "기준 자"다.
  • 대물 마이크로미터로 접안 눈금 한 칸이 몇 µm인지 알아내는 일을 "보정"이라고 한다.
접안렌즈를 분해해 접안 마이크로미터 원판이 들어가는 자리를 보여주는 사진
그림: 접안렌즈를 분해한 모습. 접안 마이크로미터 원판은 접안렌즈 안쪽에 끼워 넣는다. (출처: Wikimedia Commons, Creative Commons)

보정하는 법

  1. 대물 마이크로미터를 재물대에 올리고, 재고 싶은 배율(예: 40배 대물렌즈)로 초점을 맞춘다.
  2. 접안렌즈를 돌리거나 슬라이드를 움직여 두 눈금을 나란히 겹친다.
  3. 두 눈금의 왼쪽 끝 선을 맞춘다.
  4. 오른쪽으로 가면서 두 눈금이 다시 정확히 겹치는 선을 찾는다.
  5. 그 사이에 접안 눈금이 몇 칸, 대물 눈금이 몇 칸인지 센다.
  6. 계산한다. 접안 한 칸 = (대물 칸 수 × 10µm) ÷ 접안 칸 수.
  • 예시: 40배에서 접안 40칸과 대물 10칸(100µm)이 같다면, 접안 한 칸은 2.5µm다. 그 배율에서 세포가 접안 4칸이면 폭은 10µm다.
  • 대물렌즈마다 한 번씩 보정해서 표로 적어 현미경 옆에 붙여 둔다. 같은 현미경·같은 렌즈라면 다시 할 필요가 없다.
  • 사진으로 재는 경우에도 원리는 같다. 같은 배율로 대물 마이크로미터를 찍어 두고, ImageJ 같은 무료 프로그램으로 픽셀을 µm로 바꾼다.

잘 재는 요령

  • 세포 하나만 재지 않는다. 같은 부위에서 여러 개(보통 10개 이상)를 재서 범위(최소~최대)와 평균을 적는다.
  • 어느 부위를 재는지 항상 적는다. 잎 끝과 밑동은 세포 크기가 크게 다르다. 검색표가 "잎 중간부 세포"라고 하면 그 부위를 잰다.
  • 잎도 한 장만 재지 않는다. 줄기 가운데의 다 자란 잎을 여러 장 잰다.
  • 참이끼류의 헛뿌리 무성아는 색깔과 모양과 함께 지름을 잰다. 수십에서 수백 µm 크기여서 광학현미경 낮은 배율에서도 재기 쉽다.

도감과 검색표로 이름 찾기

  • 검색표는 보통 두 갈래 선택의 연속이다. "중륵이 있다 / 없다" 같은 문장 둘 중 맞는 쪽을 골라 다음 번호로 간다.
  • 검색표로 얻은 이름은 잠정 답이다. 도감의 설명과 그림으로 다시 대조한다.
  • 맞지 않으면 마지막으로 확실했던 갈림길로 돌아가 다른 쪽을 골라 본다.
  • 검색표 연습은 이미 이름을 아는 흔한 종으로 먼저 해 보면 쉽다. 모르는 용어는 책 뒤의 용어집을 찾는다.

오래 보관하기

잘 말린 이끼 표본은 종이 봉투 안에서 수십 년, 길게는 백 년 넘게 간다. 보관의 적은 습기와 벌레, 그리고 읽을 수 없는 라벨이다.

보관용 봉투와 라벨

  • 야외용 봉투를 그대로 써도 되지만, 오래 둘 표본은 산성도가 낮은 종이(중성지) 봉투로 옮기면 좋다. 일반 종이는 세월이 지나면 누렇게 변하고 부서진다.
  • 봉투 바깥에 라벨을 붙이거나 직접 인쇄한다. 라벨에는 표본 대장의 핵심 항목이 들어간다.
라벨 항목 예시
학명 Bryum argenteum Hedw. (모르면 Bryum sp.)
국명 은이끼
채집지 대한민국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OO공원
좌표·고도 37.38°N, 127.12°E, 85m
서식처·기질 양지바른 보도블록 틈, 콘크리트
채집일 2026년 11월 15일
채집자·채집번호 채집자 이름, No. 0012
동정자·동정일 누가 언제 이름을 붙였는지
  • 라벨은 안 번지는 잉크로 쓴다. 레이저 프린터 인쇄나 보존용 유성 펜이 좋다.
  • 나중에 이름을 고치거나 다른 사람이 동정하면, 원래 라벨을 지우지 않고 새 쪽지(주석)를 덧붙인다. 누가 언제 어떻게 판단했는지의 역사가 남아야 한다.
  • 한 봉투에 여러 종이 섞여 있으면 라벨에 모두 적고, 가능하면 종별로 작은 봉투에 나눠 담아 큰 봉투 안에 넣는다.
  • 아주 작은 종이나 잎 몇 장만 남은 표본은 작은 투명 봉투나 종이를 한 번 더 접어 넣어 잊어버리지 않게 한다.

상자에 넣기

  • 봉투는 상자에 카드처럼 세워 꽂는다. 보통 채집번호 순이나 학명 알파벳 순으로 배열한다.
  • 표본이 수백 점이 되기 전까지는 채집번호 순이 가장 편하다. 학명으로 찾는 것은 표본 대장에서 하면 된다.
미주리식물원의 이동식 표본 서가
그림: 미주리식물원 표본관의 이동식 표본 서가. 기관 표본관은 이런 장에 수십만 점을 보관한다. 개인은 뚜껑 있는 상자 몇 개면 충분하다. (출처: Paul J. Morris, Flickr Creative Commons)

벌레 막기

  • 작은 벌레가 마른 표본을 갉아 먹기도 한다. 가장 안전하고 흔한 방법은 냉동이다.
  • 표본관마다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영하 18~20°C에서 3일에서 1주일 정도 둔다. 가정용 냉동실(보통 -18°C 안팎)으로도 할 수 있다.
  • 새 표본을 보관 상자에 넣기 전에 한 번, 일년에 한 번쯤 전체를 돌아가며 냉동하면 안심이다.
  • 냉동할 때는 표본을 비닐봉지에 밀봉해 넣는다. 꺼낸 뒤에는 봉지를 열지 않은 채로 상온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물방울이 맺히지 않는다.
  • 나프탈렌 같은 살충제는 사람에게도 해롭고 표본의 DNA에도 좋지 않아 요즘은 잘 쓰지 않는다.

습기 막기

  • 한국의 장마철과 여름이 가장 위험하다. 습기가 차면 곰팡이가 피고 벌레도 늘어난다.
  • 상자는 바닥이나 바깥벽에 바짝 붙이지 말고, 통풍이 되는 방 안쪽에 둔다.
  • 밀폐 상자라면 실리카겔을 넣고 가끔 색을 확인해 교체한다. 여름에는 제습기도 도움이 된다.
  • 마르지 않은 표본을 상자에 넣으면 주변 표본까지 망친다. 완전히 마른 것만 넣는다.

영구 슬라이드는 필요할까

  • 처음에는 필요 없다. 마른 표본을 잘 보관하면 언제든 다시 슬라이드를 만들 수 있다. 좋은 현미경 사진을 축척과 함께 남기는 편이 더 쓸모 있다.
  • 영구 슬라이드는 물 대신 마르면 단단해지는 봉입제를 쓰고, 커버글라스 가장자리를 밀봉제(투명 매니큐어도 쓰인다)로 막아 만든다.
  • 봉입제는 종류마다 장단점이 있다. 글리세린 젤리는 비교적 다루기 쉽고, 오래된 전통 봉입제인 호이어액은 성분인 포수클로랄 때문에 구하기 어렵고 규제 대상일 수 있다. 필요해지면 전문가에게 물어본다.
  • 영구 슬라이드에도 채집번호를 적어 마른 표본과 짝을 맞춘다.

전문가와 연결되기

아마추어의 표본이 학술 자료가 되려면 언젠가 전문가의 확인을 거치고 공공 표본관에 들어가야 한다. 잘 정리된 표본과 기록이 있으면 전문가도 도움을 주기 쉽다.

동정을 부탁할 때

  • 누구에게나 부탁하기보다, 그 무리(예: 참이끼과)를 연구하는 사람을 논문으로 찾아 연락한다.
  • 표본을 보내기 전에 먼저 메일로 가능한지 묻는다. 자기소개, 표본 수, 사진 몇 장을 함께 보낸다.
  • 함께 보낼 것:
    • 표본 (봉투에 담고 라벨을 붙인 것)
    • 표본 목록 (채집번호, 채집지, 날짜, 서식처, 내 잠정 동정)
    • 축척이 들어간 현미경 사진
  • 동정을 부탁한 표본은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두 벌을 나눠 한 벌은 내가 갖고, 한 벌을 보내는 방법이 좋다.
  • 상대의 시간을 쓰는 일이다. 시급하게 재촉하지 않고, 확인받은 내용을 나중에 쓸 때는 동정자를 밝힌다. 공동 연구로 이어질 것 같으면 공저 여부를 미리 이야기한다.

공공 표본관에 맡기기

  • 새로운 기록(한국 미기록종 등)을 논문으로 낼 때는 증거표본을 공공 표본관에 맡기고, 논문에 소장 기관과 등록번호를 적는 것이 관행이다.
  • 국내에서는 국립생물자원관 표본관(KB), 국립수목원 표본관(KH) 같은 곳이 있다. 기탁 절차는 기관에 직접 문의한다.
  • 신종을 기재할 때는 이름의 기준이 되는 표본(기준표본)을 반드시 공공 표본관에 둔다. 개인 서랍에 둘 수 없다.
  • 개인 표본은 언젠가 표본관에 기증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라벨과 대장을 정성껏 만든다. 돌보지 못하게 되면 어느 표본관에 기증할지도 미리 정해 두면 좋다.

해외로 표본을 보낼 때

  • 한국에는 특정 생물자원을 국외로 내보낼 때 환경부 승인을 받게 하는 제도가 있다.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라 지정·고시된 「국외반출 승인대상 생물자원」이 대상이다. (법률 조문)
  • 모든 종이 대상은 아니고, 고시의 목록에 오른 종만 해당한다. 목록은 주기적으로 바뀐다. (고시 별표)
  • 따라서 해외 전문가에게 표본을 보내기 전에는 그 종이 목록에 있는지 확인하고, 애매하면 국립생물자원관에 문의한다. 이름을 모르는 표본일수록 미리 물어보는 편이 안전하다.
  • 받는 나라의 수입·검역 규정도 있다. 말린 표본이라도 흙이 묻어 있으면 문제가 될 수 있어, 받는 사람에게 먼저 확인한다.
  • 포장에는 "상업적 가치가 없는 건조 식물 표본, 과학 연구용"이라는 취지를 적는 것이 표본관들의 관행이다.
  • 이 내용은 법률 안내가 아니다. 실제로 보낼 때는 항상 최신 규정을 담당 기관에 확인한다.

사진과 기록 공유

  • iNaturalist 같은 시민과학 플랫폼에 사진을 올리면 국내외 사용자의 의견을 받을 수 있다. 현미경 사진까지 올리면 훨씬 정확한 도움을 받는다.
  • 단, 희귀해 보이는 종의 정확한 위치는 공개하지 않거나 흐리게 표시한다.
  • 인터넷 사진만으로 받은 이름은 참고일 뿐이다. 논문에 쓸 동정은 표본과 현미경 확인을 거쳐야 한다.

초보가 자주 하는 실수와 쉬운 용어 풀이

아래 실수는 대부분 한 번씩은 겪는 것들이다. 미리 알고 있으면 표본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자주 하는 실수

실수 결과 이렇게 한다
비닐봉지에 담아 온다 며칠 만에 썩거나 곰팡이가 핀다 종이 봉투에 하나씩 담는다
기록을 나중에 하려고 미룬다 어느 표본이 어디서 온 것인지 잊는다 봉투에 현장에서 바로 적는다
날짜를 숫자로만 적는다 월과 일이 헷갈린다 2026년 11월 15일처럼 쓴다
너무 많이 떼 온다 군락이 사라지고 보관도 힘들다 엄지손가락 마디~손톱 크기만 뗀다
흙을 깨끗이 털어 버린다 헛뿌리 무성아가 같이 버려진다 참이끼류는 뿌리 쪽 흙을 남겨 온다
마른 채로 잎을 떼려 한다 잎이 부서진다 먼저 물에 적신다
잎 밑동이 줄기에 남는다 중요한 동정 형질을 못 본다 줄기에 바짝 붙여 떼거나 한 장씩 뗀다
기포를 세포나 포자로 착각한다 없는 형질을 기록한다 검은 테두리의 동그라미는 기포다
세포 하나만 재고 끝낸다 우연히 크거나 작은 값이 나온다 같은 부위에서 10개 이상 재고 범위를 적는다
배율을 바꾼 뒤 같은 보정값을 쓴다 크기가 몇 배로 틀린다 대물렌즈마다 따로 보정한다
사진에 크기 기준이 없다 논문이나 문의에 쓸 수 없다 축척 막대를 넣는다
검색표 결과를 그대로 믿는다 오동정이 기록에 남는다 도감 설명과 그림으로 다시 대조한다
마르지 않은 표본을 상자에 넣는다 주변 표본까지 곰팡이가 퍼진다 완전히 말린 뒤 넣는다
허가 없이 공원에서 채집한다 법 위반이 될 수 있고, 논문에도 쓸 수 없다 관리 기관에 먼저 물어본다

쉬운 용어 풀이

용어 쉽게 말하면
선류 / 태류 / 뿔이끼류 흔히 말하는 이끼 / 우산이끼처럼 납작하거나 잎이 두 줄로 달린 무리 / 뿔 같은 포자체가 서는 무리. 셋을 합쳐 선태류라 한다
동정 표본의 종 이름을 정하는 일
기질 이끼가 붙어 자라는 바닥(흙, 바위, 수피 등)
직립형 / 측생형 곧게 서서 자라는 모양 / 옆으로 뻗으며 가지를 치는 모양
삭 포자가 들어 있는 주머니
삭치 삭 입구를 두른 이빨 모양 구조
중륵 잎 가운데를 지나는 맥
유두 세포 표면의 작은 돌기
익부 세포 잎 밑동 양쪽 모서리의, 모양이나 색이 다른 세포
유체 태류 세포 안의 기름 알갱이. 마르면 사라진다
헛뿌리 이끼를 바닥에 붙여 주는 실 같은 구조. 진짜 뿌리가 아니다
무성아 / 괴경 떨어져 나가 새 개체가 되는 작은 번식체 / 헛뿌리에 달린 구슬 모양 무성아
단면 잎이나 줄기를 가로로 자른 면
증거표본 기록이나 논문의 근거로 남겨 둔 표본
기준표본 학명이 근거로 삼는 단 하나의 표본
미기록종 세계에는 알려졌지만 그 나라에서는 처음 보고되는 종
신종 세계 어디에서도 아직 이름이 붙지 않은 종
접안 / 대물 마이크로미터 접안렌즈 안의 눈금판 / 길이를 아는 눈금이 새겨진 기준 슬라이드
µm(마이크로미터) 1mm의 1000분의 1. 이끼 잎 세포는 대체로 5~30µm다

참고한 자료